[기고] 경업금지약정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 강송욱 파트너 변호사 프로파일 법무법인 디엘지 ・ 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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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6-16본문
기술정보를 포함한 영업비밀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입니다. 한국은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이러한 영업비밀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큽니다.
일반적으로 경업금지약정이란 사용자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 퇴직 후 일정한 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약정을 의미합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경업금지약정은 근로자의 일할 권리나 생계유지와 충돌합니다.
우리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근로권 또는 자유로운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 이는 민법 제103조에 따른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법률행위로 무효로 보고 있습니다. 즉 회사의 이익과 근로자의 기본권을 비교형량하여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유효요건으로는 대체로 i)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ii)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iii) 경업 제한의 기간ㆍ지역 및 대상직종, iv) 근로자에 대한 대가제공 유무, v) 근로자의 퇴직 경위, vi)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이 있습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법원이 위와 같은 종합적인 요소들을 모두 고려한다는 뜻은 곧 기업들도 경업금지약정 체결 과정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위한 위 요소들에 대해서는 모두 회사가 주장하고 입증할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 2015다221910 판결 참조). 특히 영업비밀 유출은 최대한 빠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으므로 경업금지가처분의 형태로 해결하게 되는데, 가처분 소송에서 회사가 이기게 되면 근로자가 일을 하지 못하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합니다.
즉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가처분만으로 회사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므로, 법원은 통상의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에서 요구되는 소명의 정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소명을 요구합니다.
위 요건 중 회사나 근로자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는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반대급부를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으로 보지 않고 있으나, 한국은 이를 약정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요소로 본 하급심 판례들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년간의 경업금지 대가로 1년치 계약연봉의 70%에 달하는 1억 5천만원을 지급한 사안에서 약정의 유효성을 그대로 인정한 경우가 있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4. 6.자 2016카합50490 결정), 경업금지 대가로 1억 원을 지급한 사안에서 회사가 2년의 경업금지 약정기간을 1년으로 감축하여 경업금지를 구하였고 그 1년이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2. 12. 17.자2012카합562 결정).
경업금지약정은 근로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계약이므로, 보호 필요성이 큰 영업비밀에 대하여는 일정한 대가 지급을 고려하는 것이 회사의 위험 관리 차원에서 보다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업비밀인지 여부도 핵심적인 쟁점입니다.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하고 있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하여도, i) 동종업계 등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ii) 회사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영업비밀 보호를 위하여 회사가 평소에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도 경업금지약정 유효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가 회사의 중요 정보에 접근 가능한 고위직이거나, 경업금지기간이나 대상지역, 취업제한 대상 업종이 구체적일수록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외에도 법원은 공공의 이익까지도 고려하는데, 특히 회사의 기술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며, 이와 관련된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등을 고려한 하급심 판례도 다수 있습니다.
경업금지약정은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하여 개발한 기술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 만큼, 향후 적법하고 유효한 계약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수많은 직원을 대상으로 획일적이고 광범위한 내용의 경업금지 조항을 넣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고, 약정이 반드시 필요한 임직원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한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