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리(Ethics)를 넘어서: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묻는 책임의 언어 – 조원희 대표변호사, 이종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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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8-07본문
2025. 08. 06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법률 자문이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특히 최근에는 제작사로부터 대본이나 영상 편집본에 대한 ‘법률검토보고서(legal clearance report)’, 즉 대본조사보고서 또는 영상조사보고서의 작성을 의뢰받는 일이 부쩍 늘었다. 법률검토보고서는 사전에 해당 대본 또는 영상에 관한 법적 리스크를 검토하고 정리한 문서로, 촬영이나 방송을 앞둔 콘텐츠에 대한 일종의 법적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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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는 대본과 편집본이 수시로 변경되고, 제작 일정은 늘 촉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법적 리스크를 완벽히 점검하는 것은 이상에 가깝고, 일부 제작진은 법률 검토가 창작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법률검토보고서는 창작을 제한하기 위한 검열이 아니라, 오히려 콘텐츠가 더 널리,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법률검토보고서는 제작 시의 불확실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창작물의 생존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AI와 블록체인이라는 두 기술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지 오래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며 교육과 미디어의 경계를 바꾸고,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무결성과 투명성을 무기로 새로운 가치망을 구축한다.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진화할수록, 그 안에 담겨야 할 사회적 책임과 공공적 기준은 늘 한 걸음 뒤처진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윤리’라는 단어를 다시 묻는다. 더 정확히는, 기술이 만든 구조를 사람의 가치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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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사회혁신은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ESG 보고 및 탄소 추적, 공정무역 공급망, 순환경제, 재생에너지 거래 등에서 블록체인은 신뢰 기반의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으며, AI와 결합해 CSR, CSV, 사회적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기술은 이제 현대 사회의 구조를 지탱하는 종합적 언어이자, 신뢰라는 금속처럼 단단한 기반 위에 놓인다. 그 중심에는 사람의 가치를 응축한 ‘몽석’같은 윤리적 철학이 남아야 한다. 기술은 반드시 사람을 위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하며, 그 설계의 출발점은 언제나 책임, 신뢰, 그리고 사회적 가치 중심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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