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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송욱 변호사의 기업과 법] AI 시대의 변호사 활용법 - 강송욱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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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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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AI 모델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변호사와 고객 간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법률 조언이 필요한 문제에 대하여 AI를 활용한 결과물을 함께 가져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이미 흔한 일이며, 기업 고객들 역시 수준 높은 AI 검토결과를 제시하며 자문을 요청해 오는데, 그럴 때면 AI가 제공할 수 없는 실무 지식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대처 방안 등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I를 활용하여 비약적으로 상승한 업무 효율에 기뻐하면서도, 자고 일어나면 향상되는 AI 성능에 두려움마저 들기도 하지만 AI 를 활용하는 고객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이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 사실입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그간 동료 변호사들과만 나누었던 하소연을, 지면을 빌려 조심스럽게 공개해보고자 합니다.

말과 글을 직업으로 삼는 입장에서 AI는 양가감정이 들게 합니다. 단 몇 초, 몇 분의 짧은 시간 내 쏟아지는 문장들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들기도, 때로는 단 한 문장을 쓰는데도 이런저런 고민이 필요한 나 자신과 비교하며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 가만히 읽고 있으면 무엇인지 모를 느낌의 어색한 문장과 말투에 거부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맛없는 음식을 먹으면 느껴지는 본능적인 감정과 같은 좋지 않은 감정입니다.

소송을 맡기는 고객으로부터 AI를 통해 쓴 서류들을 전달받을 때면 같은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른바 법률문장이 아닌 문장도 많고, 법체계 안의 용어가 사용되어야 할 자리에 일상생활에서 쓰는 표현이 남발됩니다. 요건사실은 무시한 채 감정적 비난이나 말꼬리 잡기 식 비난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AI를 깊이 신뢰하는 고객은 자신이 요구한 내용이 빠지면 빠진 대로 기분이 좋지 않고, 왜 포함시키지 않았는지를 설명하게 되는 변호사에게도 업무에 소요되는 것 이외의 정신력을 낭비하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면 AI가 화려하게 뜯어고친 계약서를 보내면서 이미 AI가 한 차례 수정한 것이니 변호사님이 문제가 없을지 간단하게 한 번 봐주시면 좋겠다고 합니다. 살펴보면 당사자들 모두에게 불필요하거나 기계적인 수정, 심지어는 의미가 불명확하거나 고객에게 특별히 유리하지도 않은 수정사항이 다수 발견됩니다.

간단할 수 있었던 업무가 AI로 인하여 간단하지 않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계약서 검토는 계약체결 경위, 상대방과의 교섭력의 정도나 해당 계약금액 수준에서 통상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조건이나 범위 등 무형적이고 해당 사건 특유의 개별적인 요소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업무이고, 이 점은 AI가 아직은 한계를 갖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부 기업의 경우 AI를 활용하여 전문적으로 잘 정리된 질문을 보내오곤 하는데, 변호사도 고객의 사안에 대한 이해 수준에 맞추어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검토를 생략하여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이미 고객도 인식하고 있는 수준의 정보 이외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므로 의견의 질도 높아집니다. 좋은 답변은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AI가 대중화된 현실에서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AI를 손에 쥔 세상에서 고객이 변호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어떠한 특별한 가치를 얻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도 생각해볼 만한 쟁점입니다. 소송을 예로 들면 애당초 지거나 이기는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이 정해진 사건이 아닌 한, 사건에 쏟는 시간과 정성,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민의 깊이, 성실함과 꼼꼼함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줄 때가 많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 AI로 변호사가 쓴 서면을 일일이 첨삭하거나, 동일하거나 혹은 업무에 더 도움이 되는 AI를 활용하는 변호사가 포함하지 않은 내용임에도 본인이 활용한 AI 결과물의 반영을 굳이 요구하는 경우 내 사건의 해결을 위한 인간적인 가치가 도출될 수 있는지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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