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명목주가만으론 부실 판단 한계…공시 문법 바꿔야” - 안희철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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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7-31본문
⑥안희철 DLG·조정희 디코드 대표변호사 진단…저가주 기준도 경제적 실질 보완 필요
상장 벤처캐피탈(VC)의 저평가는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아 래 존속 문제로 번졌다. 명목주가를 높이는 주식병합이나 현금을 투입하는 주주환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 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이 VC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다.
법률전문가들은 VC의 특수성을 고려해 상장폐지 기준을 바 꾸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순자산과 거래량과 재무 건전성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우스도 AUM과 유명 포트폴리오를 넘어 상장사에 돌아올 몫을 보 여줘야 한다고 봤다. 자진 상장폐지를 택할 때는 저평가된 시세가 아닌 공정한 가격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C의 사업구조와 충돌할 가능성…경제적 실질 봐야”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사진)는 기업자문과 벤처투자와 인수합병(M&A)을 주로 다 뤄온 법률전문가다.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를 거쳐 디코드를 설립했다.
조 대표는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VC의 사업구조와 충돌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VC의 가치는 포 트폴리오의 미실현 지분가치와 펀드 운용보수, 성과보수 기대치로 구성된다. 이들 가치는 회계상 자산과 당기순이익에 한꺼번에 반영되지 않는다.
조 대표는 "이 기준은 제조업과 플랫폼업 등 통상적 상장기업을 전제로 설계된 것으로 VC의 사업 구조와 충돌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를 회수한 해에는 이익과 성과보수가 급 증한다. 반대로 회수시장이 얼어붙으면 자산가치가 유지돼도 실적은 줄어들 수 있다. 재무상태가 건전한 하우스도 낮은 명목주가만으로 퇴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VC에 포괄적인 예외를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조 대표는 "이는 일률적 정량 기준의 한꼐이지 VC에 대한 예외를 제도적으로 요구할 사안인지는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시가총액과 함께 순자산가치(NAV)와 포트폴리오 평가액을 보완적으로 살피거나 별도 심사 체계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NAV는 회사나 펀드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 채를 뺀 가치다.
주가 대응 수단도 각각 한계가 있다. 조 대표는 "VC는 미실 현 평가이익이 커도 실현이익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 했다. 자사주 매입 역시 신규 펀드의 GP 출자나 후속 투자에 사용할 현금을 줄인다. 개정 상법에 따라 취득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해 장기간 주가 방어 수단으로 보유하기도 어려워졌다.
주식병합과 감자는 현금 유출 없이 명목주가를 높일 수 있지만 기업가치를 바꾸지는 않는다. 반 복적인 병합과 감자를 통한 우회도 제한됐다. 조 대표는 "형식적이고 반복적인 병합만으로 상장 유지 요건을 우회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VC 입장에서 더 나은 대응은 개별 수단의 조합보다 밸류에이션 정보의 질을 높이는 쪽"이라고 말했다. 펀드 NAV와 회수 실적을 정기적으로 알리고 배당과 자사주 정책의 예측 가능 성을 높이는 방식이 단기 주가 방어보다 지속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진 상장폐지 때는 저평가된 시장가격을 그대로 공개매수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 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흡수하려는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조 대표는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와 독립적인 심의를 거쳐 현금과 본계정 투자자산을 반영 한 조정 NAV와 운용사업 가치를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AUM 아닌 주주 몫…표준 보충공시 필요”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사진)는 스타트업과 VC와 M&A 분야를 중심으로 자문해왔 다. 안 대표는 저평가가 정보의 양보다 전달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안 대표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이름을 많이 공개하는 것만으 로는 부족하다"며 "유명 포트폴리오 기업의 이름만 부각되 면 테마주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UM 역시 하우스가 운용하는 자금의 총량일 뿐 상장사가 직접 보유하 거나 귀속되는 자산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기업가치 로 연결해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사에 귀속되는 가치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GP 출자지 분의 투자수익과 본계정 투자자산으로 나뉜다. 안 대표는 이 들 수익원을 분리해야 상장 VC의 실제 가치를 계산할 수 있 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보충공시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전체 AUM 가운데 관리보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산을 따로 보여주고 펀드별 GP 출자금과 미집행 출자의무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내부수익률(IRR) 뿐 아니라 실제 회수해 출자자에게 돌려준 비율과 잔존 평가가치를 포함한 투자배수도 함께 제시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펀드 NAV도 그대로 상장사 가치로 볼 수는 없다. 펀드 순자산에서 GP 출자분을 분리하고 예상 성과보수와 본계정 투자분을 더해야 한다. 안 대표가 강조한 것은 펀드 가치에서 상장사 주주가 치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정보공개에는 법적 한계가 있다. LP 약정과 투자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 별 기업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보다 펀드 결성연도와 투자단계, 산업별 집계정보를 제공하고 상장 사 귀속가치는 범위로 표시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꼽혔다.
포트폴리오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할 때는 본계정과 펀드 투자를 구분하고 GP 출자비율과 실현 여부를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테마주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포트폴리오 정보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가 누구에게 얼마나 귀속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라 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공개시장에 들어온 VC는 더 이상 비공개시장의 문법만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강조 했다. 투자성과를 나열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누구에게 얼마가 귀속되는지와 언제 현금으로 실현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장 VC의 공시 문법을 바꾸는 일이 저평가와 포트폴리오 테 마주화를 함께 완화할 출발점이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