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G in the News

[기고] [스타트업 법률 가이드] 상장사 투자 유치 스타트업, 중복상장 주의할 점 - 박정현 변호사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6-10-20

본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6년 8월3일 중복상장 규제를 담은 상장·공시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

중복상장은 상장회사가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언뜻 대기업 그룹의 문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상장회사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IPO 길목에서 이 규제를 그대로 만난다.

​

새 규제의 골자는 두 가지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기 전에 △주주영향 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주주동의 확인 △최종 찬반 결의 △공시라는 다섯 가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심사 단계에서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수준을 추가로 심사한다.

​

창업자가 먼저 확인할 것은 우리 회사가 적용 대상인지 여부다. 상장회사가 우리 회사를 연결재무제표에 편입할 만큼 지배력을 가지면 종속회사에 해당한다.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회사가 그 상장회사와 같은 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되고 상장회사가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하면, 거래소는 수직적 지배관계로 보아 규제를 적용한다.

​

계열편입 자체는 지분율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동일인이 30% 이상을 보유한 최다출자자이거나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면 계열회사가 된다. 따라서 대기업 SI나 CVC를 주주로 맞이할 때, 창업자는 지분율과 함께 임원 겸임이나 신규사업 결정 관여의 수준까지 미리 따져봐야 한다.

​

상장을 앞두고 지분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규제를 피할 수 없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이내에 위 관계에 있었던 회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한다. 규제는 신규상장뿐만 아니라 우회상장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상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은 더 무거운 요건을 진다. 상장회사가 물적분할, 영업양도, 현물출자 방식으로 사업부를 떼어내 세운 회사라면, 그 회사의 상장에는 모회사 주주총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사 후 오랜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이나 규모가 작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요건이 면제되지 않는다.

​

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두 모회사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거래소는 세 지표를 모두 충족하더라도 예상 기업가치가 모회사의 10%를 넘으면 이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 재무 수치는 작지만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되는 스타트업이라면 특례를 전제로 일정을 짜서는 안 된다.

​

영업 독립성은 투자 유치 시점부터 관리할 사항이다. 거래소는 자회사의 매출이나 매입의 50% 이상이 모회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면 영업 독립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상장사 그룹에 납품하며 매출을 키우는 성장 경로는 편해 보이지만, 나중에 상장심사에서 걸림돌이 된다.

​

투자계약 조항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가이드라인은 재무적 투자자와의 상장 조건부 계약을 이행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할 목적으로만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 주주보호 필요성이 더 높다고 본다. 계약에 IPO 의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상장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

그러므로 창업자는 투자계약에서 상장기한을 정할 때 모회사 이사회 절차와 주주총회 일정에 걸리는 기간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주주동의를 얻지 못해 IPO가 늦어지거나 무산되는 상황에 대비해, 기한 연장 조건과 상환권·동반매도청구권의 발동 요건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

거래소는 앞으로 실제 심사 사례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주기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상장회사 자본을 이미 받았거나 받을 계획이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투자 유치 단계에서부터 계열편입 가능성과 상장 경로를 함께 점검하기를 권한다.

​

박정현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미국 Swarthmore 대학교 경제학과·중어중문학과 졸업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기사 보러가기 목록